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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줄거리
1997년 2월, 7살 지능의 지적장애인 이용구(류승룡)와 딸 이예승(길소원)은 TV애니메이션 세일러문에 푹 빠졌다. 용구는 딸에게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려고 했는데, 눈앞에서 마지막 가방이 팔려버렸다. 용구는 어쩔 줄 몰라 떼를 쓰다가 경찰청장에게 손찌검을 당하게 된다.
얼마 후, 경찰청장의 딸 최지영은 세일러문 가방 때문에 자기 아빠에게 폭행당했던 용구를 봤다. 아빠의 폭행이 죄책감으로 남았던 착한 아이는 세일러문 가방을 판매하는 다른 가게를 알려주려고 했다. 그래서 용구를 데리고 시장을 가로질렀는데, 빙판에 미끄러지면서 그만 뇌진탕으로 사망한다. 용구는 배웠던 기억을 더듬어 인공호흡을 시도했다.
피해자가 어린 여자아이인데다 경찰청장의 딸이므로, 고위직들은 일주일 내로 사건을 해결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사망자의 바로 옆에 있던 이용구는 목격자가 아닌 용의자로 체포되었다. 형사들은 빠르게 사건을 종결하기 위해 용의자 이용구를 용의자를 폭행하고 겁박해 거짓자백을 받아 범인으로 만들어 버린다.
용구는 딸 예승에게 말도 못하고 끌려온 탓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고, 형사들은 딸을 만나게 해주겠다고 유도해 용구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 이에 따라 용구는 <미성년자 약취 유인 강간살해> 라는 끔찍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고, 성남교도소에 수감된다.
교도소에서도 아동 성추행 살해범은 인간 이하로 취급받았다. 그는 7번방에 수감되었는데, 재소자들도 그를 쓰레기 취급하며 폭력을 행사했다. 그렇게 구박당하며 지내던 용구는 어느 날 7번방의 방장 소양호(오달수)를 구해낸다.
소양호는 용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필요한건 뭐든 가져다주겠다고 큰소리 쳤다. 용구는 골골대면서 예승이 이름을 말한다. 소양호는 당황하면서도, 정기적으로 교도소에 방문하는 교회의 성가대를 이용해 몰래 아이를 데려오는데 성공한다.
교회 행사의 화보사진을 살피던 교도소 보안과장 장민환(정진영)은 교회 꼬맹이 셋 중 하나가 중간에 사라져버린 것을 눈치 챘다. 그리고 그가 7번방의 예승을 발견한다.
장민환은 과거 가깝게 지내던 재소자에게 아들을 잃은 경험이 있다. 남의 딸을 죽여서 체포된 용구가 자기 딸 걱정에 징징대는 모습이 가증스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그를 가혹하게 폭행하고, 독방에 가둔다.
그런데 그날 교도소에 화재가 발생한다. 칫솔을 갈아서 소양호를 습격했던 빡빡이가 아버지 면회를 운운하며 불을 지른 것이다. 장민환은 재소자들 전원을 운동장으로 내보냈다. 난동을 피우던 빡빡이도 구해서 운동장으로 데려가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고 위기에 처했다. 그때 용구가 불길 속에서 그들을 발견하여 뛰어들어 구한다.
의식을 잃었던 장민환은 병원에서 정신을 차렸다. 그와 용구를 치료한 의사선생은 용구가 아이를 유괴해 살해했다 는걸 납득하지 못했다. 그가 볼때는 용구는 유괴를 당하면 당했지, 누군가를 유괴할 수 있는 지능이 못되기 때문이다.
보호자를 잃어버린 예승은 보호소에서 보호받고 있었는데, 밥을 통 먹지 않아서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보호소 직원은 재수 없는 이야기로 장민환을 씁쓸하게 만든다. 보호소에 방문한 장민환을 알아본 예승은 자기도 교도소로 잡아가면 안되냐 애원한다.
장민환은 복잡한 심사를 이기지 못하고, 예승을 짐 박스에 담아서 몰래 7번방으로 데려와 아빠와 함께 지내게 해주었다. 그러면서도 잘하는 짓인가 싶어서 용구를 불러 유괴살인사건을 떠보았는데, 용구는 그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7번방 재소자들도 용구의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성년자 약취 유인 강간살해> 라는 흉악한 죄명에 비하면 용구의 설명은 너무 조악하다. 그들은 용구의 진술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본인들의 기억과 경험에 의지하여 아이의 사인을 추측해 나갔다.
경찰청장의 딸 지영은 빙판을 밟고 넘어졌는데, 세일러문 책가방 때문에 머리가 젖혀지며 머리에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근처에 있던 벽돌이 떨어져 이마에 한 번 더 충격을 주었다. 아이의 바지를 벗긴 건, 용구가 교육받은 응급상황 인공호흡을 위한 절차를 따랐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용구의 사건을 조사해본 장민환은 피해자의 아버지인 경찰청장 '최동훈'을 찾아갔다. 사건의 재수사를 요청해 보았지만 최동훈은 이미 용구를 범인으로 단정 짓고 눈이 돌아간 상태로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듣지도 않는 상태였다.
7번방 재소자들은 경험에 빗대어 재판과정을 예측하고 예상 답변서를 준비해 용구에게 달달 외우도록 시켰다. 그러나 국선변호사는 경찰청장에게 넘어가 용구에게 본인이 죽어야 딸 예승이 산다고 설득했다. 용구에게 몰래 접근한 경찰청장은 폭력을 휘두르며 예승을 들먹여 용구를 협박했다. 용구는 7번방 재소자들이 준비해준 답변을 하지 않았고,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사형을 선고를 받는다.
예승은 장민환 부부의 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자주 아빠를 면회하여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정권 말기에 많은 사람들의 사면과 많은 사형수들이 처형이 예고되었다. 장민환은 억지로 행사를 벌여, 예승과 용구가 함께 있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삼촌들은 예승에게 세일러문 가방을 선물로 주었고, 예승과 용구는 안타까운 작별인사를 한다.
예승은 장민환 부부에게 입양되어 충분히 보호받으며 예쁘게 자라났다. 14년이 지나 그녀는 사법연수생이 되었다. 사법연수원 모의재판에 이 사건이 다루어지자, 그녀는 변호사 역할을 맡았다. 목사가 된 방장 삼촌을 비롯한 7번방의 여러 삼촌들, 당시 보안과장이자 그녀의 양부인 장민환을 증인으로 내세웠고, 결국 아빠의 무죄 판결을 받는다.
등장인물
이용구(류승룡)
7살 수준의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 2급 장애를 가진 사내로 딸밖에 모르는 팔불출이다. 경찰청장의 딸 지영이 시장 골목에서 미끄러져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자 마트에서 배운 응급처치를 하던 중 지나가던 사람의 오해로 아동 성폭행 범죄자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죄목이 아주 험악해 처음 교도소로 들어왔을 땐 같은 방 재소자들에게도 폭행과 멸시를 당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가 누명을 쓴 것 같다고 확신하게 된 재소자들과 장민환의 도움으로 딸과 재회하지만 용구를 이 사건의 범인으로 확신하는 경찰청장의 강압에 딸을 살리고자 거짓 자백을 하여 사형 선고를 받은 뒤 동료들이 만든 열기구를 타고 도망가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해 결국 사형이 집행된다.
이예승(박신혜/갈소원)
용구의 딸로 세일러 문을 좋아하는 소녀이다, 아빠가 교도소에 수감되자 보호자가 없어 보육원으로 가게 된다. 이후 재소자들의 도움으로 아빠와 재회하지만 아빠가 사형된 뒤 홀로 남겨지자 장민환의 양녀로 입양된다. 시간이 흘러 성장한 예승은 사법연수생이 되어 모의재판에서 아버지의 무죄를 입증하며 아빠의 환영을 보며 눈물을 흘리게 된다.
장민환(정진영)
성남교도소 보안과장으로 계급은 교정관(5급)이다, 과거에 친했던 재소자에게서 아들을 잃었다. 서류상 흉악범인 용구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지만, 빠박이의 방화 소동으로 철문에 깔려 죽을 뻔한 순간 용구에게 구조되어 사연을 알게 된 뒤로는 무죄 증거를 모아주며 돕게 된다. 후반에는 예승이를 사실상 수양딸로 받아들인다.
소양호(오달수)
성남교도소 1007번방 수감자로 전직 조폭으로 밀수죄로 체포되어 7번방의 방장을 맡는다. 힘은 쓰지만 책을 전혀 읽지 않는데, 이는 한글을 몰라 그러는 것으로, 예승에게 한글을 배워 출소 후 제법 큰 교회의 목사가 된다.
최춘호(박원상)
성남교도소 1007번방 수감자로 사기 전과 7범으로 이번에도 역시 사기죄로 들어왔다. 소양호의 오른팔이자 7번방의 브레인으로, 출소 후 큰 교회의 목사가 된 소양호의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담당한다.
강만범(김정태)
성남교도소 1007번방 수감자이자 막내로 간통으로 들어왔다.
신봉식(정만식)
성남교도소 1007번방 수감자로 소매치기 혐의로 아내와 같이 붙잡혔으며, 다른 교도소에 수감된 아내와 곧 태어날 딸을 그리워한다.
서노인(김기천)
성남교도소 1007번방 수감자이자 최고연장자로 자해공갈죄로 들어왔다.
후기
영화 7번방의 선물은 감동적인 이야기와 따뜻한 메시지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의 평을 살펴보면 여자 관객들의 평점이 특히 높다는 점이 눈에 뛴다. 이는 영화가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비록 지능이 부족하지만, 아버지 용구는 딸 예승이를 끝까지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모성애가 가장 큰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용구가 보여준 절절한 부성애를 통해 부성애도 이에 못지않음을 알게 된다.
7번방의 선물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감정 선을 잘 살려낸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 역할을 맡은 류승룡의 연기는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속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서로의 이야기가 얽히고설키는 구성이 시청자들의 몰 입도를 높이게 된다. 감동적인 스토리와 몰입감 있는 전개로 인해 많은 이들이 영화 속 세계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영화는 억지로 감동을 유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감정을 이끌어내어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각본, 연출, 연기까지 완벽하게 어우러진 이 영화는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아버지와 사랑하는 딸이 따뜻한 미소로 맞이하는 장면이 떠오르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가족애가 남다르기 때문에 아버지와 딸이라는 말만 들어도 코끝이 찡해집니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 자식에 대한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화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실제 주인공인 정원섭 씨는 1972년 억울하게 춘천 파출소장 초등학생 딸 살인범으로 몰려 20년 옥고를 치른 후 재심 무죄 판결을 받은 사법 피해자이며 국가배상을 받을 권리마저 억울하게 빼앗긴 아픔을 안고 영면에 드셨다.
정원섭 씨의 억울한 사연은 지난 1972년 관내 파출소장의 초등학생 딸 윤소미 양이 논둑에서 시신으로 발견 되면서 시작되었다. 동네 남자들이 다 조사를 받게 되었고 당시 동네에서 만화방을 운영하던 정원섭씨가 첫번째로 연행 되었다. 경찰 고문에 강간살인죄 누명을 쓴 정원섭씨 15년 2개월 만에 석방되고 재심에 도전해 결국 지난 2008년에 무죄 판결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정원섭 씨는 손해배상청구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재심에서 판결 받은 피해 보상금 26억 원 중 단 한푼도 받을 수 없었다. 청구 소멸시효가 열흘 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에 대한 대가로 받은 형사 보상금 9억 5,000만 원이 전부였던 것 심지어 이 마저도 그동안 진 빚을 갚는 것에 쓰였었다.
고문 후유증으로 합병증을 앓던 정원섭씨 는 지난 2021년 3월 28일 향년 8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살아생전에 정원섭씨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고문이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