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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줄거리
만섭은 홀로 고군분투하며 딸을 키우는 개인택시 운전수다. 친구 동수의 호의에 기대 셋방 생활 중인데, 삭월세가 4달째 밀려 면목이 없다. 독일 제1공영방송 ARD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일본 생활이 너무 편한 게 불만이다. 그는 남한에서 온 BBC 기자에게 한국의 불안한 정국을 전해 듣고 다음날 한국으로 향한다. 힌츠페터는 친분 있는 한국기자를 만나 상황을 전해듣는다. 검열 때문에 신문 한 면이 통째로 날아갔다. 광주 상황이 전혀 파악이 안 되고, 연락도 두절되었다. 광주로 향하는 모든 길이 막혔다. 그는 광주행을 결심한다. 만섭은 동수와 기사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얘기하다가, 10만원 택시비로 광주에 간다는 외국인 호구 얘기를 듣는다. 10만원이면 넉 달째 밀린 삭월세를 동수 마누라에게 줄 수 있다.
그는 신나게 달려가 외국인 손님 힌츠페터를 낚아채 광주로 향한다. 그런데 그는 광주행 고속도로 위에는 만섭의 택시만 보인다. 그런데 광주에 도착하니 통행금지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고, 군인들이 차단선을 펼쳤다. 그들의 태도는 위협적이지만 힌츠페터는 광주로 가지 않으면 차비 10만원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샛길로 광주로 향하지만 그쪽도 군인들이 막고 있다. 그는 외국인 손님이 중요한 비즈니스 서류를 놓고 와서 광주에 들어가야 한다고 애걸복걸 한다. 군인은 난감해 하다가 결국 바리케이드를 열어주고는 빨리 빠져나오라고 신신당부한다. 바리케이드를 통과한 만섭은 돈을 요구하고, 힌츠페터는 절반 5만원을 선불로 낸다.
만섭의 택시는 광주에 진입했는데 도시 분위기가 살벌하다. 대학생들을 가득 태운 트럭이 길을 가로막자 힌츠페터는 카메라를 들고 내려서 인터뷰를 요청한다. 백인과 영어에 당황한 학생들은 영어를 잘하는 친구 구재식을 앞세운다. 힌츠페터가 학생들의 트럭에 타자 만섭은 광주에서 도망치려고 한다. 그런데 도로에 나와 쓰러져있는 할머니를 보고는 안쓰러워져 광주시내의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은 온갖 중상자들로 가득 차 전쟁터 같다.
그리고 택시에 남겨둔 필름가방 때문에 안절부절 하던 힌츠페터와 재회한다. 그는 필름가방을 챙긴 후 잔금 5만원을 넘겨주는데 병원의 구급차 역할을 하던 택시기사들이 대신 만섭에게 화를 낸다. 그는 5만원을 돌려주고 혼자 서울로 가려다 돈의 필요성을 느끼고 다시 힌츠페터를 차에 태운다. 구재식이 통역으로 동승한다. 만섭은 주유소에 들르는데 기름이 공짜다. 택시기사들이 시민들과 연대해 앰뷸런스 역할로 고생하기 때문에, 주유소는 기름을 공짜로 제공했다. 구재식은 부상자를 태운 택시기사들도 군인들에게 공격당한다고 말한다. 만섭은 힌츠페터의 요구대로 시민들이 모인 광주 역으로 향한다.
광주행 길을 막고 있는 군인들은 이들을 폭도라고 얘기했지만 시위에 나선 광주 시민들의 모습은 질서정연하고 평화롭다. 힌츠페터는 시위가 벌어지는 광주의 어느 빌딩 옥상에서 광주 로컬의 최기자와 함께 시위현장을 촬영한다. 군인들이 곤봉을 들고 달려와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한다. 그들은 시위 현장으로 뛰어들고 잔혹하고 혼란스러운 시위 진압현장의 한복판에서 간신히 도망친다.
날이 어두워지자 만섭과 힌츠페터는 서울로 돌아가려 하는데 택시가 퍼져서 멈춰버린다. 광주 택시기사 황태슬이 택시회사로 차를 견인해서 점검하는데 시간이 몇 시간은 걸린다고 한다. 통금까지 생각하면 당일 출발이 불가능하니 만섭은 집에 혼자 있을 딸 걱정에 예민해져 힌츠페터와 주먹다짐을 한다. 황태슬은 그들을 집으로 데려와 식사를 대접하고 웃음을 나누며 우울한 광주를 잠시마나 잊고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그런데 통금이 내린 시간인데도 광주 시내에서 총성이 울린다.
광주 MBC가 불타오른다. 힌츠페터도 화재 현장에 나갔는데, 낮 시위현장에서 외신기자의 존재를 보았던 보안사 사복조장이 그를 발견한다. 눈치 빠른 구재식이 그들을 피신시키지만 보안사 요원들이 쫓아온다. 도주 중 힌츠페터의 필름 통이 하나 떨어지고 이를 주우려던 구재식은 붙잡힌다. 사복조장은 구재식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숨어있는 두 사람에게 필름과 카메라를 내놓으면 풀어주겠다고 제안한다. 구재식은 자신이 영어로 외국인을 설득하겠다고 나선다. 그는 영어로 광주에서 벌어지는 참극을 전 세계에 알려 달라 부탁하며 사복조장을 붙들고 매달린다.
만섭과 힌츠페터는 도주 중 헤어지는데, 만섭은 혼자 수색하던 사복조장에게 붙들린다. 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던 도중 힌츠페터가 나타나 사복조장을 기절시킨다. 두 사람은 황태슬의 집으로 돌아가 침통한 새벽시간을 보낸다. 살아서 돌아가고 싶은 만섭은 황태술의 집을 몰래 나선다. 피터도 깨어있었지만 그를 잡지 않았다. 택시 차고지에 도착해 차를 몰고 떠나려는 그에게 황태술이 찾아와 전라남도 번호판과 샛길이 표시된 지도와 피터가 준 택시비를 들려주고 그를 배웅한다.
광주를 빠져나온 만섭은 순천에 도착하는데 너무나 평화로운 풍경이다. 순천 정비소에서 차를 맡겨 수리하는 동안 딸에게 줄 신발을 사고 식사를 한다. 음식점 손님들은 군부의 프로파간다로 광주의 참상을 전혀 모르고, 신문은 왜곡된 이야기들로 가득찼다. 그는 서울로 향하는 갈림길 앞에서 차를 세우고 한참 울다가 딸과 통화한 후 차를 돌려 광주로 향한다. 다시 돌아온 광주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는 힌츠페터를 찾아 병원으로 향했는데 전날보다 부상자가 더 많고, 사망자도 더 많다. 힌츠페터는 사망자들을 모아놓은 힘없이 주저앉았고 황태슬은 울고 있는데 시신들 중 하나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구재식이다. 그의 신발이 벗겨져 있자, 그의 신발을 신겨주며 애도한다.
만섭은 넋이 나간 피터의 손에 필름과 카메라를 쥐어주고, 촬영해서 알리라며 그를 일으킨다. 택시 기사들은 군인들이 총을 쏜다며 황태슬을 찾아온다. 황태슬은 만섭 등에게 서울로 올라가라 말하고 자리를 떠난다. 힌츠페터가 자기 혼자 촬영을 계속하겠다고 말하자, 만섭은 그와 같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택시들이 쫓아간 현장은 일방적인 학살의 장소였다. 군인들은 눈에 보이는 족족 광주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었다. 황태슬과 만섭 등은 택시와 트럭 등으로 부상자들을 구하기 위한 바리케이드를 만든다. 시민들이 부상자 구조에 나서자 군인들은 바리케이드를 넘어 시민들을 무차별 사격한다.
상황이 격화되자 현장의 광주 로컬의 최기자와 택시기사 황태슬은 만섭과 힌츠페터에게 탈출을 권하며 진실을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만섭은 힌츠페터를 차에 태우고 보안사 사복조를 피해 도주한다. 사복조장은 모든 샛길을 막으라고 지시하고, 만섭이 순천을 오가며 사용했던 샛길도, 다른 샛길도 차단되었다. 어쩔 수 없이 뻔뻔하게 검문소에 들이대자, 검문을 책임지는 박중사가 직접 차량을 수색한다. 그리고 트렁크에 숨긴 서울 번호판과 카메라 가방이 발견된다. 하지만 박중사는 아무것도 못본척 트렁크를 닫고, 통과를 지시한다. 그러나 외국인이 보이면 모두 체포하라는 지시가 전달된다.
군인들이 다시 막으려 하자 만섭은 강행 돌파한다. 부하들이 택시의 행적을 무선으로 보고하는동안 박중사는 씁쓸한 표정으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도주하는 만섭의 챠량은 금새 보안사 지프들에게 포위된다. 그런데 광주 택시들이 나타나 카체이싱으로 보안사 차량들을 견제하며 두 사람을 지원한다. 황태슬과 택시기사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보안사의 추격을 뿌리치고 광주를 탈출했다.
만섭은 힌츠페터를 김포공항에 내려주었고 힌츠페터는 간단한 트릭으로 보안사를 속이고 일본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힌츠페터는 택시 수리비 등의 문제로 만섭의 이름과 연락처를 원했지만 만섭은 가짜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겼다. 만섭은 집으로 돌아가 딸을 꼭 안으며 눈물을 흘린다. 힌츠페터가 취재한 광주의 참극은 한국을 제외한 세계 곳곳으로 보도된다. 그는 한국의 기자를 통해 만섭을 수소문 하지만, 연락처도 이름도 다르니 찾아지지 않는다. 23년 후 힌츠페터는 한국에서 언론상을 수상한다. 만섭은 신문으로 그의 수상소식과 사진을 발견하고 반가워한다.
등장인물
김만섭(송강호)
사우디에서 트럭운전으로 돈을 많이 벌었지만, 아내 병원비로 죄다 쏟아 부었다. 아내는 죽고 겨우 개인택시 하나 남겨서 빚을 갚으며 11살 딸과 함께 친구 집에 세들어 산다. 밀린 네달치 삭월세 10만원을 벌기 위해 광주행 외국인 손님을 낚아챘다.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독일 제1공영방송 ARM 기자. 안락하고 평온한 일본의 생활에 염증을 내다가 불안한 한국의 소식에 날아가 광주행을 결정했다. 베트남 전쟁까지 경험했다는 베테랑 기자에게도 광주의 참극은 충격이었다.
구재식(류준열)
대학가요제에 나가고 싶어 대학생이 되었다는 발랄한 청년. 영어에 능숙해 힌츠페터를 위한 통역겸 가이드로 광주를 안내한다. 힌츠페터가 광주의 참상을 외부에 알려주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황태술(유해진)
광주의 개인택시기사. 사람 좋아하는 호인으로 힌츠페터와 만섭을 도와준다. 마냥 좋은 사람 같지만 눈치도 빠르고, 택시를 이용해 죽음을 무릅쓰는 등 대담하기도 하다. 힌츠페터와 함께 나갔던 구재식이 시체로 발견되자 오열한다.
보안사 사복조장(최귀화)
사복을 입고 광주 시민들 사이에 섞여 첩자 질을 하던 보안사 군인. 힌츠페터를 쫓다가 구재식을 붙잡아 무참히 폭행했다. 구재식은 끌려가다 죽어 시체로 버려졌다.
광주 최기자(박혁권)
지역신문 전남매일신문사 소속의 기자. 실상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지만, 언론통제에 좌절한다. 힌츠페터에게 광주에서 빠져나갈 것을 권하며, 외부에 진실을 보도해달라고 부탁했다.
실화
김만섭의 실존 인물인 김사복은 대한민국의 호텔 택시 기사였습니다. 김사복은 1980년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녹음 기자인 헤닝 루모아와 함께 광주의 참혹한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인물입니다. 김사복은 월남한 실향민으로 고향은 함경남도 원산시 신풍리이며 본관은 신천입니다. 김사복 아들인 김승필 말에 의하면 김사복은 2대 독자이고 초등학생일 때 월남했다고 합니다. 배를 타고 건너던 부모님은 배가 전복되는 사고로 잃게 되고 김사복은 고아가 되었다고 합니다. 고아가 된 김사복은 고모에 의해 부산에서 길러졌고 배우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어서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육군에서 군 생활을 했고 결혼 후 원단 공장을 했지만 실패하고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김사복은 서울 사람을 알려면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개인으로 시작해서 호텔 택시까지 운전을 하게 됩니다. 회현동에 위치한 호텔이었으며 당시 호텔 택시는 일반 차와 같은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광주에서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날 때 김사복은 서울에 있었고 다음날 5월 19일에 김포공항에서 독일 기자들과 만나 당시 한국의 비참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영화에서는 독일 기자와 갑작스러운 만남으로 나오지만 사실은 사전에 손님과 호텔 택시 기사로서 광주로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20일에 광주로 떠났고 21일 낮에 탈출하여 밤 11시쯤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이후 힌츠페터는 일본에 가서 광주의 모습을 촬영한 필름들을 전달하고 23일 오전 10시 반경에 다시 광주로 출발합니다. 김사복과 힌츠페터는 27일까지 광주에서 머물렀습니다.18 민주화 운동 이후 김사복은 여러모로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그것은 과음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사복은 1984년에 간암으로 투병하다가 12월 19일에 사망하게 됩니다. 당시 김사복에게 정부에서 자신을 언젠가 잡으러 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스트레스 원인 중 하나였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그럼에도 3년 동안 떳떳하게 김사복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영화 후반 정도에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또 한 번 울렸던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 속 주인공은 바로 군인 박 중사입니다. 이 장면 또한 실화이며, 당시 힌츠페터 기자의 말에 의하면 박 중사가 택시 안에 있는 필름 통의 존재를 발견했음에도 보내줬다고 합니다. 이 장면은 택시 운전사를 연기했던 송강호 배우가 뽑은 명장면이기도 합니다. 2016년에 사망한 위르겐 힌츠페터는 다시 한국에 간다면 김사복의 택시를 타고 많은 것들이 변한 한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둘은 만나지 못하고, 이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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