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의 남자 줄거리, 등장인물, 리뷰

 

 

왕의 남자 포스터

 

 

목차

 

줄거리

조선 시대, 연산조. 장생(감우성)은 한때 힘 있는 양반들에게 휘둘리던 과거를 뒤로하고 자신의 오랜 친구 공길(이준기)과 함께 한양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타고난 재주와 카리스마로 놀이패를 이끌며 한양에서도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놀이패의 공연은 종종 조선의 왕인 연산군(정진영)을 희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고, 이로 인해 어느 날 그들은 의금부에 끌려가게 된다.

 

의금부에서 심문을 받던 장생은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당당히 왕을 웃길 수 있다고 나선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왕을 웃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실패로 끝나려는 찰나, 옆에 있던 공길이 간드러지는 연기를 선보이자 꿈쩍도 않던 왕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가며 마침내 마음껏 공연을 즐기게 된다. 연산군은 이들의 공연을 크게 마음에 들어 하였고, 그들이 궁에 머물며 공연할 수 있도록 거처를 마련해 준다.

 

이후 그들은 궁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치게 되었고, 대부분의 공연 내용은 탐관오리들의 비리를 풍자하는 것이었다. 연산군은 매 공연을 즐겁게 관람했지만, 관리들은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싸늘한 분위기를 눈치챈 연산군은 자신이 비리를 저질러 웃지 않는 것이라며 웃지 않는 관리 한 명을 지목하여 형벌을 내리게 된다. 공연을 할 때마다 관련된 사람들의 목이 날아가며 피바다가 되자 겁을 먹은 장생은 궁을 떠나려 했다. 그러나 왕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고 있던 공길은 깊은 고민 끝에 궁에 남겠다고 말한다.

 

조선 시대, 연산군의 폭정이 날로 심해지던 때, 궁궐 안에서는 점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연산군의 총애를 받으며 궁에서 공연을 펼치던 장생과 공길은 그들의 연극으로 인해 관리들의 미움을 사게 된다. 이 틈을 타 왕의 총비 장녹수(강성연)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광대들을 내쫓으려는 음모를 꾸민다. 그녀의 계략으로 인해 공길이 위험에 처하게 되지만, 장생은 친구를 대신하여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김처선(장항선)은 연산군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직언하지만, 연산군은 전혀 들을 생각이 없다. 이에 처선은 장생을 몰래 풀어주며 떠나라 권한다. 그러나 장생은 떠나지 않고, 오히려 궁 한가운데에 줄을 설치하여 줄타기를 시작한다.

 

한창 줄타기가 이어지던 중, 누군가가 "사내놈과 붙어먹는 놈"이라며 장생을 비난하자 연산군은 격노하여 그를 죽이려 활시위를 당긴다. 장생은 화살을 피하려다 그만 줄에서 떨어지고, 이후 인두로 양쪽 눈이 지져지는 끔찍한 형벌을 받게 된다.

 

이 모든 상황을 견디기 힘들었던 공길은 왕 앞에서 인형놀이를 하며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한다. 이에 충격받은 연산군은 슬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연회를 열고자 김처선을 부르지만, 그는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였다.

 

연산군은 결국 장생을 풀어주며 다시 줄타기를 명한다. 눈이 먼 장생은 위태로운 줄타기를 시작한다. 그 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던 공길은 마침내 그와 함께 줄 위로 올라가 줄타기를 시작한다. 그 순간, 반란이 일어나며 군사들이 궁에 들이닥친다. 연산군과 장녹수는 다가오는 위협을 뒤로한 채, 그저 줄 위에서 힘차게 뛰어오르는 장생과 공길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몰려드는 군사들 속에서 장생과 공길은 마치 마지막 춤을 추듯 힘차게 줄 위로 뛰어오른다. 그렇게 영화 "왕의 남자"는 끝이 난다.

 

 

 

 

등장인물

장생(감우성)

대담한 성격을 가진 광대이다. 구불구불한 장발에 덥수룩한 수염, 누더기 같은 인상착의, 입가의 흉터로 거친 인상을 준다. 동료 광대인 공길을 매우 아낀다.

 

공길(이준기)

가녀리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여린 외모와 여성스러운 행동의 남성 광대. 남자임에도 동료인 장생, 관직에 오른 대감은 물론 왕인 연산군까지 홀릴 정도로 수려한 미모를 가진 미청년이며 언뜻 보면 여자로 착각할 정도의 외모이다. 이 때문인지 광대극에서는 여성 역할을 맡는다.

 

연산군(정진영)

조선의 대표적인 폭군. 어머니 폐비 윤씨의 죽음에 대해 큰 트라우마를 갖고 있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은 광기를 가졌다.

 

장녹수(강성연)

연산군의 후궁. 연산군을 꾀어 안위를 누리고 있으며, 연산군의 관심을 뺏어가는 공길을 경계하고 있다.

 

김처선(장항선)

연산군과 가장 가깝게 지내는 환관이다.

 

육갑(유해진)

칠득, 팔복과 한양을 떠도는 광대패거리이다.

 

칠득(정석용)

육갑, 팔복과 한양을 떠도는 광대패거리이다.

 

팔복(이승훈)

칠득, 육갑과 한양을 떠도는 광대패거리이다.

 

 

 

 

리뷰

영화 '왕의 남자'는 절대 권력자인 왕이 가지지 못했던, 그래서 더욱 강하게 소유하고자 열망했던 광대들의 자유와 신명에 관한 이야기다. 동시에 그로 인해 이용당하고 음모에 빠지는 광대들의 피할 수 없는 슬픈 운명을 암시한다. 광대가 아니면 그 누구도 가질 수 없었던 자유로운 영혼은 비단 조선 시대의 왕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바라고 욕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는 연산군이 집권하던 시대의 광대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광대들과 연산군의 열망을 비극적이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이 영화는 비극으로 시작해서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이며, 한국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크린 독점과 신파가 넘치는 현대의 천만 영화들 사이에서, '왕의 남자'는 입소문과 작품성으로 천만 관객을 기록한, 진정한 천만 영화라는 평을 듣는다. 당시로서도, 현대에서도 대중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소재인 "동성애"를 스토리에 녹여냈음에도 천만 관객을 기록한 것은 그 가치가 크다.

 

영화 '왕의 남자'는 모두가 억압과 규제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던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유교와 ‘사대부’라는 엄격한 규범과 제재 안에서 나타나는 통제와 제약은 천한 백성에서부터 왕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해당되었다. 신분의 차이와 환경만 다를 뿐,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이 영화는 그 시대의 광대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 자유에 대한 갈망과 그로 인한 비극을 그리고 있다. 광대들의 자유롭고 신명나는 모습은 연산군에게 있어서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었고, 그 갈망은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하게 된다. 광대들의 자유는 그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이 바라는 것이며, 영화는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왕의 남자'는 이러한 면에서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인간의 본질과 자유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속 시대에는 신분과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도 규제와 통제 속에서 자유를 누릴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규칙과 법도에도 굴하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자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광대들이다. 그들은 어떠한 규제나 제약도 받지 않고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며, 조선의 왕조차 경험하지 못한 자유를 누린다. 그 자유를 바라보는 왕은 자신의 두 가지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광대들을 부러워하면서 동시에 그들을 질투하게 되고, 결국 그 자유를 소유하려 하면서도 죽이려 하게 된다.

 

공길과 장생은 다시 태어나면 양반도, 왕도 싫다고 말한다. 그들은 다시 광대로 태어나고 싶다고 한다. 비록 광대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다시 광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공길과 장생이 그토록 광대를 열망하고 갈망하는 이유는 바로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왕과 양반은 새장에 갇힌 운명이지만, 광대는 줄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다. 정해진 틀과 규제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유는 내면의 문제다. 나를 구속하고 얽매이게 하는 여러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자유다. 광대들은 이러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간다. 영화 '왕의 남자'는 이러한 메시지를 통해, 자유에 대한 인간의 본질적인 갈망을 아름답고 비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광대들은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진정한 자유의 상징이며, 그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해 깊은 울림을 주게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동성애 코드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왕의 남자'는 높은 평점과 천만 관객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 '왕의 남자'는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광대놀음을 해야 하는 두 주인공과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해 삐뚤어져 버린 여린 군주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정진영, 감우성, 이준기 등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이 작품을 한층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왕의 남자'가 좋아하는 취향의 작품은 아니었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관람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작품은 비록 개인적 취향을 떠나, 그 자체로서의 작품성과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는 단순히 오락 영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편견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갈등을 아름답고 비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영화는 한 번쯤 깊이 있게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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